이재용, 위기의 디스플레이 '구원투수' 나선다

이종무 기자 jmlee@ekn.kr 2019.10.09 11: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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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조원 투자 '디스플레이 초격차' 시동
탕정사업장서 투자계획 발표 예정
디스플레이 투자액 '역대 최고'
'LCD -> OLED' 무게중심 이동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8월 26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탕정사업장을 방문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0일 충남 아산시 삼성디스플레이 탕정사업장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전환'을 골자로 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다. 국내 기업이 디스플레이 단일 품목에 투자하는 것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 부회장이 이와 관련한 어떠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경쟁력 강화 방안 등을 제시할지 관심이 쏠린다. 


◇ 삼성, QD-OLED에 '13조' 투자 

9일 재계 등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10일 삼성디스플레이 탕정사업장에서 '퀀텀닷-OLED(QD-OLED)' 투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오는 2021년까지 QD-OLED 육성에 13조 원을 투자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는 국내 기업의 디스플레이 단일 투자금액으로 사상 최대치이자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이 향후 삼성의 디스플레이 경영 철학과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돼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날 투자 발표회에는 이 부회장을 비롯해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 관련 주요 경영진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로 포트폴리오 무게 중심을 옮기는 배경에는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이 기업 성장 동력으로는 수명을 다했다는 판단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 LCD 시장은 현재 BOE 등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따른 공급 과잉 심화와 수요 성장 둔화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실정이다. 특히 성장 속도가 빠른 중국 기업과의 기술 격차도 거의 없어 중장기적인 성장 그림이 나오기 어려운 사업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최영산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CD 패널 가격은 이미 가격 하락 추세가 캐쉬 코스트(제조 원가에서 고정비용과 감가상각비를 제외한 원가) 수준에 근접했거나 하회하고 있는 상황으로 삼성디스플레이 등 국내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에 큰 타격을 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LCD 시장의 매력은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어 국내 패널 업체들은 앞으로 OLED로 전환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진행중이다. LCD 주력 생산라인(탕정 L8) 일부를 가동 중단하거나 감산을 통해 생산량 조절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5년차 이상 생산직·사무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도 진행하는 등 선제적이고 과감한 구조조정에 나선 상황이다. QD-OLED 전환에 보다 속도를 내 관련 사업 주도권을 조기에 확보해 나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LCD 15년 키운 '이재용의 결단'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


재계 안팎에서는 삼성의 이번 대규모 투자 결정은 "책임경영을 바탕으로 한 이재용 부회장의 결단"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디스플레이 실적에 중국 업체들의 추격까지 매서워지고 있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생존과 도약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는 게 업계 평가다.

특히 이 부회장에게 탕정사업장은 남다른 기억이 있다. 삼성전자는 2004년 4월 소니와 LCD 생산 합작 회사인 S-LCD를 설립하고 이 공장을 지었는데, 소니를 설득해 합작을 주도한 주역이 이 부회장(당시 상무)이었다. S-LCD는 현 삼성디스플레이의 전신이다.

여기에 그는 당시 S-LCD 등기이사를 맡아 회사 경영에 공식 참여하면서 본격적인 그룹 후계자 수업에 들어가 경영 능력을 검증 받는 계기가 됐다. 등기이사로 활동하기 전부터 LCD 장비 국산화 등에도 큰 관심을 보여왔으며, 이후 삼성을 일본 소니를 누르고 TV 시장 ‘세계 1위’로 키워냈다.

이 부회장은 앞서 지난 8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시행 이후 ‘현장 경영’의 일환으로 탕정사업장을 방문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우리나라 1위 기업 총수로서 이 부회장의 과감한 결단력과 추진력이 돋보인다"면서 "삼성은 또 한 번의 대규모 투자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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