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시각] 지방미분양주택이 위험하다

민경미 기자 nwbiz1@ekn.kr 2019.09.04 09:27:28

  •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서울 강남중심의 정부규제가 지속되면서 지방주택시장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서울과 달리 지방은 수년간 가격이 하락하면서 미분양이 늘어나고 있지만, 정부의 정책관심대상에서 벗어나 있다.

7월 기준으로 전국 미분양은 6만 2529호이다. 지난해 연말 5만 8838호와 비교해 보면 3691호가 늘어났다. 7개월간 미분양이 약 6.3% 늘었난 것이다. 이 중에서 준공후 미분양은 1만 9094호로 전체 미분양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전국 물량만 보면 위험 수준은 아니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개입할 수준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에 전국 미분양이 16만 5599호를 기록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2000년대 이후 장기 미분양 연평균 물량을 추정해보면 7만호 수준이기 때문에 현재 6만호대인 미분양으로는 위험하다고 인식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전국물량으로 보지 않고 지역을 나눠서 살펴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수도권에 있는 미분양은 1만 789호다. 전체의 17.3%에 불과하다. 특히 정부가 관심을 가지는 서울은 미분양이 190호밖에 없다. 수도권에서도 경기도에 집중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서울프리즘을 통해서는 지방에서 벌어지고 있는 미분양 문제의 실체를 제대로 들여다 볼 수 없다. 좀 더 큰 시각에서 살펴야 한다.

지방에 쌓여있는 미분양은 5만 1740호다. 이 중에서 27.5%가 경상남도에 집중돼 있다. 경상북도와 강원도에도 7000호가 넘는 미분양이 쌓여있고, 부산에도 4000호가 넘는 미분양이 쌓여있다. 이들 지역의 미분양이 줄지 않고 계속 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주택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해 주거이동이 자유롭다면, 주택을 사고 파는 것에 문제가 없다면 6만호 수준의 미분양은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시간이 지나면 시장에서 해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주택시장 여건이 나쁘기 때문에 자연스런 해소가 어려워 보인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정책이 지속되면서 자금조달이 어렵고 주거이동도 제약을 받고 있어서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기중인 분양물량은 시장에 공급되기 때문에 시장의 어려움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간 당해지역에서 발생한 미분양의 연평균 물량을 지역이 감당할 수 있는 미분양수준으로 설정해서 비교해보면, 경상남도의 10년간 연평균 미분양물량은 7790호이다. 이 물량을 2019년 7월 기준 미분양 물량 1만 4250호와 비교해보면 현재 미분양물량은 예년평균 대비 1.8배 수준이다. 지역에서 감당하기에는 많은 물량이다. 강원도 1.8배, 제주도 2.8배로 미분양 문제가 큰 지역이다. 반면 서울은 0.1배, 수도권은 0.4배이다. 미분양문제도 지역격차가 크게 나타난다.

특정지방에서 미분양 문제는 심각하다. 5891호의 미분양이 쌓여있는 창원시, 3000호가 넘는 원주시, 평택시(2066호), 김해시(2061호)와 1000호가 넘는 통영시, 거제시, 양산시, 동해시, 제주시, 안성시, 화성시도 미분양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미분양이 쌓이면 기업은 유동성 문제에 직면할 수 있고, 기업에 자금을 공급한 금융기관 부실로도 확대될 수 있다. 주택시장 침체가 깊어지면서 주택거래가 감소하고 이로 인해 주거이동이 어려워지면서 미분양 문제가 더 확대될 수 있다. 따라서 미분양이 과도하게 집중된 지방시장을 점검하고 관리방안을 찾아야 한다.

2008년에 정부는 지방 미분양을 단기간내 자체 해소하는 것은 어렵고 지역 경제에 큰 부담을 준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지방 미분양을 해소하기 위해 매입 후 임대주택 활용, 민간의 매입임대 활성화, 건설임대 전환 등의 정책을 추진했고, LTV상향조정, 미분양 주택 취득시 취득세 감면, 일시적 1세대 2주택자 요건 완화 등 금융·세제측면의 수요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 특히 특정 지방의 미분양 자체 해소가 어려워진 만큼, 정부의 정책적 관심과 지원정책 마련이 필요하다.





이미지
배너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