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이는 글로벌 증시...美 연준 금리인하·물가지표 발표 '촉각'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2019.07.10 12:4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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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미국 고용지표 호조로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약해지면서 글로벌 증시가 출렁이고 있다. 이에 금융시장은 조만간 열리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청문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미국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로 미국 경제의 견고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한 만큼 0.5% 수준의 큰 폭 인하보다는 0.25%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 탄탄한 美 고용지표에 미국·유럽·아시아 증시 연달아 하락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6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22만4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조사한 예상치 16만5000명을 웃도는 수치이자 지난 5월의 7만2000명을 3배 가량 뛰어넘는 수준이다.

연준이 금리를 조정할 때 중요하게 보는 변수는 물가와 고용지표다. 고용이 호조를 보이면 금리를 인하할 명분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예상치를 뛰어넘는 고용 증가는 당장 연준이 금리를 인하해야 할 만큼 미국 경제가 위기에 처한 것이 아니라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기준 금리인하 명분이 약해지면서 글로벌 주요 증시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5.98포인트(0.43%) 하락한 26,806.1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4.46포인트(0.48%) 하락한 2,975.9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63.41포인트(0.78%) 내린 8,098.38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선 애플의 주가가 전장 대비 2% 이상 하락하면서 기술주 전반의 약세를 이끌었다. 로즌블랫 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아이폰 판매 저조와 다른 제품 판매 성장세 둔화 등에 따라 향후 6~12개월 사이에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며 애플에 대해 중립에서 매도 의견으로 변경했다. 넷앱, 주니퍼 네트워크, 어플라이드 머티리얼, 램 리서치 등 다른 기술주들도 1~3%씩 각각 하락했다.

토니 새코나기 AB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올해 들어 기술주 부문은 28%나 상승하는 등 굳건한 장세를 보였다"면서도 "그러나 고공행진 중인 주가와 수익 악화 전망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가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한 데다가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의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 여파 등으로 약세를 보였다. 

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주식시장의 FTSE 100 지수는 7,549.27로 장을 마감해 전 거래일보다 0.05% 하락했다. FTSE 100 지수는 오전 장 초반엔 7,571.34까지 올랐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약세를 보이며 등락을 반복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08% 내린 5,589.19로 장을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주식시장의 DAX 지수는 12,543.51로 거래를 마감해 전 거래일보다 0.20% 하락했다. 범유럽지수인 Stoxx 50 지수는 3,523.56으로 장을 마쳐 전 거래일보다 0.13% 떨어졌다.

나아가 일본과 중국, 대만, 홍콩, 한국 등 아시아 주요증시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지난 8일 닛케이225지수는 전장 대비 212.03포인트(0.98%) 낮은 21,534.35에 장을 마쳤다. 토픽스지수는 14.18포인트(0.89%) 내린 1,578.40에 거래를 마감했다. 두 지수는 하락 출발한 뒤 낙폭을 지속 확대했다. 종목별로는 소프트뱅크 그룹이 1.68% 떨어졌고, 닌텐도와 소니는 각각 0.58%와 0.18% 하락했다.

대만과 중국 증시의 경우 연준의 금리인하 전망 약화에 이어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불확실성마저 고조되면서 약세를 보였다. 이날 대만 가권지수는 전일 대비 34.51포인트(0.32%) 내린 10,751.22에 장을 마쳤다.

중국의 경우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장대비 77.70포인트(2.58%) 하락한 2,933.36에 장을 마쳤다. 선전종합지수는 전장대비 46.40포인트(2.90%) 내린 1,554.80에 마감했다. 특히 통신, IT 관련 종목은 3% 넘게 밀리며 증시 하락세를 견인했다. 두 지수는 장중 최대 3.07%, 3.44% 하락했다. 다이 밍 헝성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미국의 고용보고서 개선으로 연준이 조만간 유동성 공급을 완화할 것이란 투자자 기대가 줄어들었다고 진단했다. 이에 현재 상황에서는 당장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이 이어진 것이 증시에 부담이 됐다는 진단도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준비 중인 ‘신뢰할 수 없는 실체’ 명단이 미국과 협상 과정에서 핵심 협상카드가 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신뢰할 수 없는 실체 명단은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거래제한명단(Entity list)에 올린 것에 대응해 중국이 내놓겠다고 발표한 것으로 중국의 외국 기업 블랙리스트를 의미한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지난주 브리핑에서 무역 합의를 원한다면 기존 관세도 철폐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홍콩 항셍지수는 443.14포인트(1.54%) 내린 28,331.69, H지수는 전장보다 169.90포인트(1.56%) 하락한 10,725.20에 각각 장을 마감했고 한국의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각각 46.42포인트(2.20%), 25.45포인트(3.67%) 하락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의 경우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 후퇴에 따른 달러 강세에 소폭 하락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뉴욕거래소에서 8월물 금 가격은 전장보다 10센트(0.007%) 하락한 1400달러에 마감했다. 금은 달러화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면 금의 상대적인 가격 매력이 낮아져 수요가 줄어든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09% 오른 96.98에 거래를 마쳤다. HSBC의 제임스 스틸 전략가는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계속해서 금값을 지지하겠지만 이미 가격에 반영된 만큼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며 "달러 강세는 금값이 추가로 상승하는데 저항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금융시장, 금리인하 전망에 ‘예의주시’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AP/연합)


이렇듯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꺾여진 가운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의회증언이 이에 대한 향방을 가르게 될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파월 의장은 10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11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차례로 증언한다. 향후 금리인하 폭을 가늠할 수 있는 경기전망에 대한 그의 발언이 단기적인 금융시장 향방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11일(현지시간)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12일에는 6월 생산자물가지표가 발표된다. 만약 또 다시 연준의 목표치를 현저히 밑도는 저물가가 확인된다면 금리인하론에 힘이 실린다.

줄리어스 베이어의 패트릭 랭 주식리서치본부장은 "우리 이코노미스트들은 아직 연준이 이달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관건은 10일부터 있을 파월 의장의 의회 증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고용지표처럼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를 누그러뜨리는 요인들은 주식시장 입장에선 금리인하 가능성을 줄이는 악재가 아니라 강세장의 명분이 되는 호재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오는 10일(현지시간) 발표되는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내용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탄탄한 고용지표를 바탕으로 0.5%포인트 금리인하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졌다면 이달 말 또는 다음달에 0.25% 포인트 금리인하 가능성은 있는지를 살피는 척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연준 금리 인하에 대해 한층 신중한 견해를 내놓은 상황이다. 스파르탄 캐피탈 증권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시장 경제학자는 "지난 금요일의 고용지표가 시장을 놀라게 했다"면서 "연준 행동에 대한 전망이 약해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연준은 통화정책 변동을 결정하기 전에 더 많은 증거를 수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이달 25베이시스포인트(bp)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94.1%, 50bp 금리 인하 가능성은 5.9% 반영했다. 얀 해치우스를 비롯한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달에 25bp 인하 가능성을 60%로 예측했으며 50bp 인하와 동결을 각각 15%, 25%로 예상했다.

블룸버그도 마찬가지로 "시장이 최소한 이번 달만큼은 금리인하를 확신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연준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줄었으나 이달 금리인하 기대는 여전히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신증권 공동락 연구원은 "미국 6월 고용지표로 견조한 미국 경제의 현 상황을 재확인했다"며 "이에 따라 일각에서 기대했던 50bp 이상 큰 폭의 기준금리 인하보다는 25bp 인하에 대한 전망이 좀 더 설득력을 얻을 전망이다"고 밝혔다.

퍼스트 프랭클린 파이낸셜 서비스의 수석 시장 전략가는 "이번주가 파월 의장의 올해 커리어 중 가장 중요한 주가 될 것 같다"며 "시장은 최소한 0.25% 포인트의 금리인하를 기대하고 있지만 연준은 이에 대한 결론을 아직까지 내리지 않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파월 의장은 연준이 믿는 방향으로 시장을 이끌고 나가거나 시장이 원하는 대로 순응하는지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리인하를 둘러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준 압박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만약 연준이 자기들이 무엇을 하는지 알고 있다면 금리를 내렸을 것"이라며 "연준의 정책으로 유럽에 비해 미국이 불리한 입장에 놓였고 증시의 오름세도 제한됐다. 연준이 아니었다면 다우지수가 5000~1만 포인트 올랐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에 앞서 "강한 고용 보고서, 낮은 인플레이션, 그리고 다른 전 세계 나라들이 미국을 이용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무엇이든 하고 있지만, 우리 연준은 실마리도 잡지 못한다"고 지적하는 등 연일 연준을 압박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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