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결정' 아시아나항공, 누가 인수하나?...'SK 유력·한화도 관심'

김민준 기자 minjun21@ekn.kr 2019.04.15 13: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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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 15일 이사회서 매각 결정
에너지·통신기업 소유 SK 시너지 효과 기대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 본사.


금호산업이 15일 이사회를 열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결정하면서 국내 대형항공사 중 한 곳인 아시아나항공의 주인이 누구로 바뀔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호산업은 그룹 지주회사 격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3.47%를 보유한 대주주다. 박삼구 전 그룹 회장이 최대주주인 금호고속은 금호산업의 지분 45.30%를 보유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아시아나IDT’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아시아나항공은 그룹 전체 연간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다.

이날 이사회가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을 내리면서 금호산업은 아시아나 지분 처분 등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들어가게 됐다. 이와 함께 금호아시아나가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요청한 5000억원 규모의 지원금도 받을 길이 열렸다. 당장 아시아나항공이 이달 말부터 돌아오는 유동성 위기를 넘길 수 있고 금호산업, 금호고속 등도 자금에 숨통이 트이게 된다.


◇ SK·한화·애경 등 관심…매각가 3천억대

아시아나항공이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경우 SK그룹, 한화그룹, CJ그룹, 애경그룹 등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유동성이 풍부하고 항공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SK그룹이 인수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는 SK이노베이션이라는 확실한 에너지기업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항공·운송업에서 유가는 매출 및 이익과 직결돼 있다. SK는 또 통신사인 SK텔레콤도 가지고 있어 통신과의 협력 마케팅도 가능하다. 특히 SK는 지난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1위인 제주항공 최규남 전 대표를 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 내 신설 부서인 글로벌사업개발부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SK 측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고려해 보지 않았다"고 말을 아끼고 있지만, 항공업계의 관심은 SK에 쏠려있는 것이 사실이다.

▲아시아나항공. (사진=연합)


한화는 항공기 부품 제조 산업과의 시너지가 예상된다. 현재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통해 항공기 엔진사업을 벌이고 있다. 한화는 지난해 계열사를 통해 LCC 에어로케이항공에 160억원을 투자했다가 사업면허가 반려돼 철수한 적이 있다. 매물이 나올 경우 또다시 충분히 도전장을 내밀 수 있다. 

제주항공을 보유하고 있는 애경그룹이 인수자로 결정되면 중단거리 노선으로의 확대가 가능하다. 하지만 단순한 사업구조가 장점인 LCC가 대형항공사를 인수했을 때 겪는 경영상 어려움 등을 감안할 때 쉽지 않은 도전일 수 있다. 이밖에 신세계, CJ그룹 등도 상황에 따라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인수 가격은 3000억원대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익은 282억원에 불과했지만 매출액은 7조2000억원에 이르렀다. 이는 그룹 전체 매출의 60% 가량이다.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은 33.47%인데 이를 현재 시장가격으로 환산하면 3000억원 가량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에 국적 항공사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매각 가격은 훨씬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계열사 통매각이 진행될 경우 1조원 이상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


◇ 채권단, 오너가 경영권 포기 압박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연합)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10일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하지 않고,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등 보유자산을 비롯한 그룹사 자산 매각을 통해 지원 자금 상환에 나서겠다는 내용이 담긴 자구안을 제출했다. 그룹은 또한 자구계획에 따른 경영정상화가 3년 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아시아나항공을 팔겠다는 강경책도 내놨다. 재무구조개선 약정서(MOU)를 체결하고 3년 동안 경영정상화 이행 여부를 평가받아 부여된 목표 달성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산은이 아시아나항공의 M&A를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대주주와 금호산업은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협조한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유동성 문제 해소를 위해 5000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도 요청했다.

하지만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최악의 경우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겠다’는 계획도 ‘시간끌기용’일뿐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엔 미흡했다고 봤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박삼구 전 회장이 복귀하지 않아도 아들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경영한다면 지금과 무엇이 다르냐"며 "채권단 지원은 대주주 재기가 아닌 아시아나항공을 살리기 위한 것"이라고 사실상 오너가가 경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동안 시장에선 박삼구 전 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은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금호고속이 전부이지만, 이마저도 2015년 산은의 금호타이어 지원때 이들의 지분 중 42.7%는 담보로 잡혔기 때문에 자체적인 유동성 문제 해결 방법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밖에 없다고 봤다. 채권단의 대출금만 4000억원, 시장성 채무까지 합치면 올해 1조3000억원을 금호아시아나가 자력으로 마련하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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