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원점으로"...현대차 '광주형 일자리' 무산되나

여헌우 기자 yes@ekn.kr 2018.12.06 13:3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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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우여곡절 끝에 타결될 것처럼 보였던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다시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노동계에서 여전히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다 완성차 공장 건설을 주도할 현대자동차가 광주시의 제안을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밝히면서다. 시장에서는 성과를 위해 본래 취지를 무시한 광주시가 ‘실책’을 했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점으로 돌아가 사업성 조사부터 다시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반값 자동차 공장’을 골자로 한 광주형 일자리는 광주시와 현대차가 잠정 합의안을 만들어냈지만, 노동계가 크게 반발해 표류했다. 한국노총 등은 합의안에 ‘단체협약 유예 조항’이 포함됐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사업을 빠르게 추진하기 위한 작업에만 몰두한 광주시는 결국 ‘단체협약 유예 조항’을 삭제한 수정안을 내놨다. 다만 현대차가 이에 대해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혀 사업은 사실상 무산될 상황에 처했다.

현대차는 전날 입장자료를 내고 "광주시가 노사민정 협의회를 거쳐 제안한 내용은 투자 타당성 측면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안"이라며 "광주시가 ‘협상의 전권을 위임받았다’며 현대차에 약속한 안을 노사민정 협의회를 통해 변경시키는 등 혼선을 초래하고 있는 점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현대차 측은 "‘의결사항 수정안 3안’이 ‘현대차 당초 제안’이라고 주장한 것은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며 "아울러 지난 6월 투자 검토 의향의 전제조건으로 광주시가 스스로 제기한 노사민정 대타협 공동결의의 주요내용들이 수정된 바 있고, 이번에도 전권을 위임 받은 광주시와의 협의 내용이 또 다시 수정·후퇴하는 등 수없이 입장을 번복한 절차상의 과정에 대해서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일침했다.

현대차가 수정안을 거부한 것은 당연한 이치라는 게 자동차 전문가들과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반값 공장’ 건설을 추진하면 노동계의 반발이 거셀 수밖에 없을 텐데 광주시가 의지만 앞세우다보니 의미 있는 타협안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며 "광주형 일자리는 이미 본래 취지가 흐려진 ‘누더기 안’으로 전락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대차는 노조의 반발 등을 의식해 그간 광주형 일자리 관련 공식적인 대응을 자제해왔다"며 "이번 입장자료를 통해 광주시가 오락가락하면서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귀띔했다.

▲현대자동차 노조가 5일 현대차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광주형 일자리'에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사진=연합)


광주시가 ‘광주형 일자리’를 계속해서 추진하고 싶다면 원점으로 돌아가 사업 타당성 조사부터 다시 시작할 수밖에는 없다는 분석이다. 이미 자동차 시장에서는 ‘내수 시장이 포화상태’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새 나오고 있다. 생산 차종이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한정돼 수익·수요를 확보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얘기도 들린다.

이 와중에 광주형 일자리 사업 자체를 반대하고 있는 현대차 노조는 불법 파업에 돌입했다. 앞서 하부영 현대차 노조 지부장은 5일 오전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광주형 일자리 항의집회 자리에서 "자동차 시장이 포화상태로 공장이 남아도는 상황에서 광주형 일자리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광주형 일자리는 노·사·민·정 대타협을 통해 노동자 임금을 낮추는 대신 주택·교육·의료 등을 지원해 실질임금을 높여주는 정책이다. 광주시는 현대차와 합작법인을 세워 연간 10만대 규모의 차량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1만 2000여개의 직·간접 일자리를 창출하는 게 목표다.

한편 청와대는 6일 광주형 일자리 투자협상이 난항을 겪게 된 것에 대해 "협상 주체의 노력을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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