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밭' 노후 열수송관 686km...'제2 백석역' 우려

전지성 기자 jjs@ekn.kr 2018.12.05 14: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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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난방공사, 노후 배관 관리 소홀
예고된 인재, "향후 대책 아직 없어"

▲5일 오전 고양시 백석역 근처에서 전날 저녁 발생한 지역 난방공사 온수 배관 파열 사고와 관련 작업자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연합)


1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다친 고양시 백석역 일대 온수관 파열 사고의 원인이 30년 가까이 된 낡은 배관을 소홀히 관리했기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적으로 노후화 된 온수관이 30%가 넘는 가운데 지역난방공사는 앞으로의 관리에 대한 대책을 이제야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고가 ‘예고된 인재’이며 지역난방공사의 부실한 관리실태가 원인이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 사고는 4일 밤 8시 쯤 백석역 인근 지하 2.5m 깊이에 매설된 두께 85㎝의 배관에서 40cm 가량이 파열되면서 발생했다. 이 곳에서 100℃ 내외의 뜨거운 물과 증기가 도로변과 인도로 치솟았다. 이 일대 3만 제곱미터(㎡)가 침수됐다. 파열된 수송관은 1991년에 설치돼 27년 동안 사용되고 있었다.

무엇보다 고온의 물과 증기가 1시간 넘게 도로 위에 흘러 넘쳤다는 점에서 지역난방공사의 노후 배관 방치와 부실한 사후대응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5일 지역난방공사 고양지사 관계자는 "20년 이상 된 배관중에 가끔 이런 일이 발생한다. 오래되고 땅속에 있다 보니 점검해도 표시가 잘 안 나 겨울철이 되면 한 번씩 터지는 사고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온도는 좀 높은데 가스처럼 폭발하는 일은 없었다"며 "여태 인사사고가 발생한 적이 없어 다들 멘붕에 빠져있다"고 피력했다. 또 "수송관이 오래돼 부식이 발생했고 그로 인해 압력을 견디지 못해 사고가 난 것으로 추측된다"며 "자세한 내용은 보수 부위를 좀 더 확인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지역난방공사는 노후 열수송관 교체와 유지보수를 위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총 832억원을 집행했다. 같은 기간 총 7건이나 20년 이상 된 수송관의 부식에 따른 사고가 발생했다. 올 초 분당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인명피해가 없고 사고 규모가 크지 않아 별다른 대책 없이 넘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 전국 노후배관 30% 이상...관리 대책 없어

▲지역난방 공급현황. 지역난방공사는 현재 약 150만호의 가구에 난방을 공급중이다. 전국적으로 2000km 이상의 열수송관망을 구축했다. [자료=지역난방공사]


한편 전국적으로 설치된 지 20년이 넘은 노후 배관이 10곳 중 3곳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곽대훈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역난방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열수송관 현황’에 따르면, 공사가 관리하는 열수송관 총 2164킬로미터(㎞)가운데 32%에 달하는 686㎞는 20년 이상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온수관은 100% 도로 아래에 깔려있다. 특히 가구수가 많고 차량 통행량이 많은 수도권 지역에서 유사한 사고 발생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본격적 겨울철을 앞둔 국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지역난방공사는 뚜렷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지역난방공사 고양지사 관계자는 앞으로의 관리체계나 사후관리에 대해 "정부에서 지침이 내려오면 그에 따라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아직까지는 구체적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노후배관 관리에 대해서는 "지금 노후배관에 대해서 계획들을 세우고 있다"며 "전체 교체가 나올지 부분 교체가 나올지는 전수조사 등을 통해 결정될 것 같다"고 말했다. 피해자에 대한 보상에 대해서도 "현재까지 보상방안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며 "당연히 보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4일 오후 고양시 백석역 근처에서 지역 난방공사 배관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수증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연합)


한편 이번 사고로 송모씨(68)가 전신화상을 입고 숨졌고 30여명이 화상 등 중경상을 입었다. 또 백석역 일대 왕복 4차선 도로가 파손됐다. 인근 4개 아파트단지 2861세대의 난방과 온수 공급이 중단됐다가 5일 오전 9시부터 순차적으로 공급이 재개되고 있다. 완전복구까지는 4∼5일 더 소요될 전망이다. 경찰은 지역난방공사 관계자들을 소환조사해 사고경위를 조사한 뒤 관리소홀한 부분이 있다면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입건을 검토할 방침이다.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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