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경ㅣ인터뷰] 유연철 외교부 기후변화대사 "1.5℃ 보고서, '공포의 보고서' 아닌 희망의 메시지"

권세진 기자 cj@ekn.kr 2018.11.18 15: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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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철

▲유연철 외교부 기후변화대사 [사진=에너지경제신문]



[에너지경제신문 권세진 기자] 국제사회가 기후변화 대응 분야에서 우리나라에 갖는 기대가 크다. 지난 10월 인천 송도에서 개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48차 총회에서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가 채택됐다. 기후변화금융을 지원하는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도 송도에 위치해있다. 우리나라 기후변화 협상 총괄 책임을 맡고 있는 외교부 유연철 기후변화대사는 "우리나라는 빠른 시간에 경제발전을 달성해 선진국과 개도국 입장을 모두 이해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며 "이 점을 활용해 파리기후변화협정 이행을 위한 세부지침이 도출될 수 있도록 건설적인 역할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국제사회에서 기후변화대사 역할은. 환경부가 아닌 외교부에 별도로 기후변화대사를 만든 이유가 궁금하다.

▲쉽게 말해 실무협상 수석대표이다. 파리기후변화협정이 2015년 합의되면서 각국은 이행규칙을 올해 말까지 정하기로 했다. 국내 관계부처 의견을 수렴·조정해 우리 국익을 총합적으로 반영하는 국가 입장을 수립하고 정부대표단을 구성해 협상에 참여해 오고 있다. 특히 대외 연락을 책임지는 역할을 외교부가 한다.


-10월 송도에서 발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의 영향력과 한계에 대한 생각은

▲IPCC의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를 공포의 보고서라고 하는 나라도 있다. 경각심을 일으키되 각국 지탱가능발전에도 기후변화 대응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도 있다.

강제력이 없다는 한계가 있지만 2020년 각국이 탄소배출 감축목표 상향 조정안 낼 때 보고서 내용을 인용하면서 더 진전된 목표를 제출하라는 시그널이 들어갔을 것이다.


-미국이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빠지고, 중국이 겨울철 대기오염 규제 완화를 발표하는 등 G2국가의 비협조적 태도에 대해 국제사회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해법은 있나

▲비협조적이라고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미국 연방정부 방침과 달리 산업계와 지방정부, 학계 등은 파리기후변화협정 이행을 지지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산업계는 계속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하고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미국의 재정지원과 리더쉽공백을 유럽연합(EU)과 중국이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중국도 미세먼지 농도규제 완화를 발표했지만 환경사찰은 더 강화했다. 국제협상에서는 ‘터프하게’ 개도국 입장을 반영하겠다는 자세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신재생에너지 시대 진입을 인지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한반도 대기 질 개선을 위해 국내 발생물질 관리와,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 협력 강화 중 어떤 것의 더 비중이 크다고 생각하는가

▲대기가 정체됐을 때 국내 발생물질과 국외 발생물질이 서로 영향을 미치면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한다. 대기 정체일수가 많아지는 것은 기후변화로 인한 현상이다. 기후변화에 대응해 나가면서 국내요인과 국외요인을 함께 관리해 나가야 한다.

지난 6월 출범한 ‘한·중 환경협력센터’등 양자협의체를 활용해 실질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기후변화협약과 개발이익이 상충돼 선진국에 비해 불리한 입장에 놓여있다. 이러한 갈등을 해소하는 방안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야만 올해 파리기후변화협정 세부 이행지침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2015년 이후 진행되어온 파리협정 세부 이행지침을 만드는 협상은 행동과 지원 간 접점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에 대한 논의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올 12월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개최되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제24차 당사국 총회(COP24)’도 개도국이 파리협정을 이행하는 데 있어 어느 정도의 유연성을 부여받는지와 선진국이 얼마나 개도국을 지원해야 하는지가 핵심이다.

▲유연철 외교부 기후변화대사 [사진=에너지경제신문]


-북한과 지금까지 기후변화 관련 협의가 진행된 것이 있는가. 앞으로 계획은

▲북한도 2016년 국가 탄소감축목표(NDC)를 제출했다. 2030년까지 배출전망치(BAU) 대비 8%를 감축하고 국제사회 지원이 있으면 40.2%를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제출했다. 제반 사항이 허락되면 북한과 조림협력을 통해 기후변화 협력 물꼬를 틀 수 있으리라 전망한다.


-트럼프는 ‘기후변화는 사기’라고 단언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기후변화에 대한 데이터 신뢰성이다. 근대 기후변화 기록은 1880년대부터이다. 이에 대한 대사의 생각은?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 기후현상이 인위적 행동에 의해 가속화되고 있다는 사실은 무시할 수 없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공신력 있는 자료가 IPCC의 공식 보고서라고 볼 수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에서는 어느 국가도 자유로울 수는 없다. 모든 국가가 함께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기후변화를 경제적으로 볼 것인가, 사회적으로 볼 것인가는 매우 중요하다. 대사의 관점을 듣고 싶다.

▲정부의 역할은 저탄소 경제로의 방향성을 명확히 제시하면서 취약계층을 감싸는 정책을 통해 지속가능한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이끌어 나가는 데 있다. 전환이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인 ‘공정한 전환(Just Transition)’이 대두된다. 저탄소경제로 전환하게 되면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는 반면 석탄화력발전소 노동자, 가솔린자동차 연구진 등 기존일자리는 없어진다. 재교육 등을 통해 새로운 시대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후변화 업무를 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경험, 역할 수행에 있어 어려운 점은.

▲2015년 10월 IPCC 의장선거 때 이회성 의장이 당선된 것이 가장 보람 있었다. 이번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 채택도 총회가 한국에서 안 열렸으면 가능했을까 하는 평가를 많은 사람이 했다. 각국 협상 당사자가 치열한 논의를 하는 가운데 이 의장과 제가 의견 조율을 위해 새벽에 빵과 커피를 제공하며 지친 협상 당사자들을 지원했다.

기후 업무를 하면서 어려운 점은 긴 호흡을 가지고 대응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기후변화 원인은 선진국이 제공했지만 피해국은 대부분 개도국이어서 협상 구조가 쉽지 않고, 해결책으로 제시되는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는 많은 시간과 투자가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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